홍익대 응용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1996년 캐나다로 이주, 패션사진가로 활동해 왔으며 경원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사진강사를 역임하였다. 그는 특정 대상을 반복해서 찍는다. 그것은 구체적인 대상의 집적, 수집이자 그 사물의 존재에 달 라붙은 시간의 기록, 채집이다. 시간 자체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사물을 빌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부단한 변화를 겪고 소멸하는 존재에 대한 성찰인 것이다. 근작은 꽃을 소재로 한다. 그러나 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근접해서 대상의 내부로 들어가 촬영했는데, 그 견고한 형태를 망실했다. 특히 과녁을 닮은 그의 작품 속 원형의 색환은 꽃을 빠르게 회전시켜 얻은 이미지이다. 그의 꽃은 시간의 속도 속에서 변화하는 꽃의 이미지, 운동하는 그것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진동, 선회, 회전, 춤, 혹은 도약하는 꽃이다. 작가는 꽃을 운동 자체로 만들고 있다. 그리하 여 서구와는 달리 원으로 진동하는 동양의 시간 속에, 그 운동 속에 자리한 찰나적인 꽃의 이미지시간의 이미지를 매혹적으로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