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이래 지금처럼 잘 다듬어진 외모에 대한 가치가 중요시 된 적은 없었다. 미에 대한 동경은 인간본연의 열망이며 우리는 영원히 미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 속에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대중매체와 소비문화의 무분별한 부추김으로 외모의 아름다움과 그렇지 않음이 직접적인 불평등으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부각되며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폐해가 빈번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풍토를 조소하듯 고상우는 관념적이고 정형화된 미의 기준에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보편적으로 아름다움이라 규정지을 수 없는 모델을 등장시켜 균제미를 거스르고 반전된 색감과 변형된 여성의 이미지는 편견에 대항하는 힘과 위엄을 부여 받는다. 작품의 시작은 그의 자전적 성향과 경험에서 시작된다. 16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작가가 이방인으로써 그 사회 속에 흡수 되는 과정에서 격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혼란은 작가의 심정적 정서를 자극하고 작가가 관조적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이는 개인의 문제에서 시작해 집단, 사회의 문제를 모색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되었다. 고상우의 작업은 회화와 오브제, 퍼포먼스가 뒤섞인 총체예술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작가는 철저한 계획과 의도로 공간과 오브제를 선택하고 순수 직관에 의한 즉흥적인 영감으로 색채를 완성하며 이 모든 복합적 요소가 한 공간에서 결합해 조화를 이루며 일체화된다. 여기에 이미지의 반전이라는 물리적 과정을 거치며 작가의 저변에 깔려있는 자전적 요소를 극대화 시킨다. 컬러 네거티브를 반전시키는 과정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서로 뒤바뀌고 색은 또 다른 색으로 치환되고 개체는 현실에서 벗어나 환상으로 변환되며 아울러 성과 인종, 문화 등의 변형과 전도를 시도한다. ‘돈과 조건보다 사랑이 소중하다 믿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전에서 선보일 신작 역시 문제의식에 대한 작가의 관조적 태도를 유지하며 우리사회에 만연한 결혼 문화에 대한 비판적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신작에서는 현직 아나운서가 모델로 등장하는데 이 모델들은 실제 자신들의 이야기를 순수한 몸짓으로 표현, 명확한 스토리와 네러티브로 진정성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 작가의 오리지널리티라 할 수 있는 음화 이미지 표현이 극적 효과를 더하고 순수한감각이 특유의 화려한 색감으로 발현되며 사적인 영역에서 몰입된 듯한 두 사람의 은밀한 이야기가 긴장감을 증폭시켜 보는 이를 그들의 공간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전까지의 작품이 고상우적 스타일의 구축이였다고 한다면 이번 신작에서 선보일 작품은 다듬어지고 정제되어 완성으로 가는 과정 속에 있다. 작품에 임하는 작가의 전방위적 태도, 지적 호기심과 사회적 문제의식의 탐구와 인간의 존재론적 성찰이 파격적인 형식과 맞물려 보는 이들의 충동을 자극하고 근본적인 것의 재 발견을 모색한다. 올해로 한국에서의 세 번째 개인전을 맞는 고상우는 여러 국제 아트페어와 국내외전시를 통해 작가로서의 역량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작가가 견지하고 있는 작업에 대한 신념과 예리한 감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성골 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