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 Meekyung
2015.10.08
비누를 예술작품의 재료로 차용하는 작가, 신미경은 본래 갖춰진 형태에서 쉽게 변형되고 사라져버리는 비누의 물성을 통해, 처음의 모습에서 풍화되고 사라져버리는 사물들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는 시간의 흐름이나 외부의 의지에 의해 사물에 일어나는 변화와 본래의 존재성과의 간극에 대한 고찰이다.
Tanslation이라 이름 붙여진 신미경의 작품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고전 조각상과 고대 도자기를 비누로 조각하여 재현한 모습이다. 작가에 의해 복제되는 대상들은 세계 곳곳에서 모여진 유물들이다. 이들은 박물관에 전시됨으로써 ‘하나의 사물이 원래 놓여있던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탈문맥화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작가는 이를 ‘유물화’라고 부르며 그들의 본(本)기능이나 가치는 이미 전이되었음을 역설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복제품은 원작과 같은 모습이지만 복제될 때 원작 안에 내재된 고유의 역사성은 사라지며 비누 특유의 인위적 향기는 오역의 단초가 된다.
중국에서 수입한 화려한 장식의 대형도자기와 단아한 한국의 청자, 백자가 주를 이루는 도자기 연작 <Translation-Vase Series>는 원본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중국도자기의 화려한 상감 문양을 그대로 재현하여 장인적 기술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하고 조선 백자를 고려청자처럼 또는 청자를 백차처럼 기형과 색채를 뒤바꾸어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고전적 프레임 안에 선보이는 각양각색의 <Painting Series> 역시 그 안에 담겨 있던 본래의 이미지는 증발해 버리고 아련한 색채만을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미미하게 드러내고 있는 듯 하다. 비누로 제작된 이 페인팅 신작들은 박물관에 걸린 그림들을 통해 전시자는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고 관람객을 무엇을 보고자 하는 지에 대한 목적성에 의문을 던진다. 이들도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원작인 고전 페인팅 작품보다 더욱 빠른 시간 안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그들의 전환되는 목적과 용도, 그 존재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자 한다.
Tanslation이라 이름 붙여진 신미경의 작품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고전 조각상과 고대 도자기를 비누로 조각하여 재현한 모습이다. 작가에 의해 복제되는 대상들은 세계 곳곳에서 모여진 유물들이다. 이들은 박물관에 전시됨으로써 ‘하나의 사물이 원래 놓여있던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탈문맥화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작가는 이를 ‘유물화’라고 부르며 그들의 본(本)기능이나 가치는 이미 전이되었음을 역설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복제품은 원작과 같은 모습이지만 복제될 때 원작 안에 내재된 고유의 역사성은 사라지며 비누 특유의 인위적 향기는 오역의 단초가 된다.
중국에서 수입한 화려한 장식의 대형도자기와 단아한 한국의 청자, 백자가 주를 이루는 도자기 연작 <Translation-Vase Series>는 원본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중국도자기의 화려한 상감 문양을 그대로 재현하여 장인적 기술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하고 조선 백자를 고려청자처럼 또는 청자를 백차처럼 기형과 색채를 뒤바꾸어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고전적 프레임 안에 선보이는 각양각색의 <Painting Series> 역시 그 안에 담겨 있던 본래의 이미지는 증발해 버리고 아련한 색채만을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미미하게 드러내고 있는 듯 하다. 비누로 제작된 이 페인팅 신작들은 박물관에 걸린 그림들을 통해 전시자는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고 관람객을 무엇을 보고자 하는 지에 대한 목적성에 의문을 던진다. 이들도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원작인 고전 페인팅 작품보다 더욱 빠른 시간 안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그들의 전환되는 목적과 용도, 그 존재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자 한다.